동인들과의 대화

시를 배우다가 의문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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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윤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3-20 22:32 조회10,396회 댓글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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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험공부에 바빠서 시를 공부를 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공부하고 있는 것이라곤 구글에 '시 모음' 이라고 치면 유명한 시들이 주르륵 나오는, 대부분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유명한 시들을 보며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연히 어떤 시를 공부하는 채팅같은 곳에 들어가게 됐는데요

 거기서 서로 시를 올리고 서로 피드백해주는, 그런 채팅장이에요.

저는 그냥 어떻게 시를 공부를 하는지 궁금해서 들어가봤는데 들어가자마자 방장님이 피드백을 해주신다며 자기소개와 시를 한 편 올리라고 하시더군요.

한 편의 시를 올리게 됐어요.

보자마자 고전시 같다고 교과서에 나오는 시들을 주로 공부하는 것을 아시더군요!

그러시며 현대시로 쓰려면 말투가 이래서는 안 되고 평소 말하듯 써야한다 라고 해주셨어요.

또 시에서는 '나' 라는 말이 자주 나와선 안된다 등 여러 피드백을 해주시고

요새 시인들의 책들을 많이 소개해주셨어요.

특히 황인찬 시인의 글을 많이 읽어보아라고 하시더군요!

제가 이때까지 한 번도 겪지못한 충고라 다소 놀랐지만 무언가 깨달아가게 해주셔서 감사하더라구요.

그리고 다른 분이 또 시를 올리셨고 충고를 해주셨어요.

근데 제가 여기서 되게 의문이 들었던게,

요새 추세의 시가 어떠 어떠하고 그에 맞게 써야한다는 말은 제가 몰랐던 것이고 새겨들어야 할 말인데 그것 말고, 다른 분들의 시에 충고를 해 주실때 문장이 너무 난해하고,

이 부분에서는 이 말이 더 낫지 않겠나, 이 말은 왜 쓴 것인지 모르겠다

예를들어 '빤빤히 잘 구겨지지 않는다' 에서 빤빤히? 빳빳이가 더 어울리지 않는가,

'반을 정확히 접어' 에서 꼭 정확히 접을 필요가 있었나, '~한 듯한' 이라는 표현은 안 쓰는 것이 좋다 등의 피드백을 해주시더라구요.

 

음...시는 읽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언어가 아니던가요?

시 만큼 자유로운 언어가 없다고 저는 알고 있는데, 시어 하나하나에 의미가 있고 그것은 화자의 의도에 달린 것이 아닌가요?

제가 느끼기엔 뭔가 화자의 의견을 물어보고 알려고 하되 충고를 해주기보단 틀에 딱 딱 맞추는 기분이었어요. 어떤 시인의 이름을 언급하며 이렇게 써야한다, 시는 이러면 안 되고 이렇게 써야한다.

이런 느낌이 너무 강했답니다.

시를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어요.

충고 받을 땐 몰랐는데 다른 분들의 시를 그렇게 지적하시는 것을 보면서

문득 제가 고전 시를 쓰는 것도 안 될 이유가 뭐가 있는지 궁금해지더군요.

누군가 현대시를 쓴다면, 누군가는 고전시를 쓰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물론 제가 시를 많이 배워 잘 쓰게 돼서 고전시도 쓸줄 알고 현대시도 쓸 줄 알면 좋죠.

하지만 다양성을 없애버리는 것 같은 충고들에 의문이 들었을 뿐이에요.

이 분들은 이런 패턴에 익숙해져서인지 이분들이 올리시는 시들은 뭔가 비슷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방장님 말씀에 따르면 심사위원분들이 앞에서 말한 것 처럼 충고를 하신대요.

 

시를 이렇게 배우는 것이 맞는지 궁금합니다. 악의는 없어요.

제가 악의가 있었다면 그냥 나갔겠죠.

그리고 제가 등단할 마음이 없고 그냥 시를 즐기려고만 했다면 그 분들이 뭐라하든 상관이 없었겠죠?

하지만 제가 비록 부업이 되겠지만 언젠가 한 번 꼭 등단을 해보고 싶으니 계속 남아 피드백을 받아보려고 해요. 거기에서 직접 물어보지 못한 것은 제가 들어간지 불과 몇시간도 안된대다가;; 그 분들은 그 분들의 룰이 있는데 배움도 부족한 제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아서 말 못했어요.

하지만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해서 올려봐요.

 

 

요약: 시를 배우러 간 곳에서 다양성이 너무 존중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렇게 시를 배우는 것이 맞는지 궁금하다

 

 

댓글목록

화연님의 댓글

화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합평을 하고자 하면서.......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은 글쎄요.....저는 그냥 아, 이 사람들은 그냥 잘난척하고 싶구나 하고 맙니다.

신윤복님의 댓글

신윤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계속 시들이 올라오고 서로 말을 주고받는 것을 보고있는데, 당선도 돼 보고 한 분들이더군요. 시를 이렇게 공부해야 하나봐요;; 대단하신 분들 같은데, 잠자코 열심히 배워나가야 할 것 같아요.ㅠㅠ

화연님의 댓글

화연 이름으로 검색 댓글의 댓글 작성일

물론, 문법적으로 시적허용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왠만하면 문법은 지키는 것이 타당합니다만.

신윤복님의 댓글

신윤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기사 제가 대학에서 시 수업을 들은 것도 아니고;; 너무 자만했나봅니다. 대학 편입에 성공하게 되면 수업을 들으러 다니고 공부를 제대로 해 보아야 겠어요.

화연님의 댓글

화연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글쎄요. 그렇게 평가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건 심사위원이나 혹은 기관의 규정이지 문학적인 평가규정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신윤복씨의 능력대로, 혹은 개인재량껏, 문학을 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이 따라가는 대로 말입니다. 다른 사람의 뜻을 아, 그렇구나 하고 수용하는 것이 아닌 참고만 하는 식으로 말이죠. 제가 생각하기에는 다른 사람의 뜻을 무조건 수용해서 문학을 하는 것, 그것은 별로 온당치 못하다고 봅니다.

신윤복님의 댓글

신윤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화연님, 저의 글을 읽어주시고 진지하게 답변해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그냥 제 신념그대로의 시를 지으려고 마음 먹었답니다. 제가 많이 불안정한가봐요. 사실 이 날 정말 많이 흔들렸답니다. 마음과 몸을 가다듬고 제 신념을 지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의견 감사해요.

키팅님의 댓글

키팅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시를 쓰기 위해 진지하게 공부도 하고, 고민도 하고, 참 잘하고 계시군요. 그런 질문과 고민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성장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의 종류와 시를 쓰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요. 하지만 꼭 이렇게 해야 한다는 기준은 없습니다. 수학처럼 정확한 답이 있는 분야가 아니므로 자신의 시론을 정립하고 자신의 시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많은 질문과 고민에 대해 본인만의 답을 찾으면서 시론이 정립되리라 믿습니다. 어떤 분야나 그 분야에서 인정해주는 방식이나 나름의 통상적인 기준이라고 믿는 통념들이 있겠지요. 하지만 그 역시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또 집단마다 제각기일 것입니다. 따라서 그런 방식을 취할지 말지도 개인의 시론에 따라 판단할 문제이겠지요?
단, 그 분야 내지는 집단의 방식과 기준을 따르느냐 마느냐에 따라 그 집단에서 인정을 받느냐 마느냐, 주류가 되느냐 비주류가 되느냐에 영향을 끼칠 수는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고전방식의 시를 쓰면 안되고 현대방식의 시를 써야 한다든지 어떤 종류의 시가 더 우월하다든지 이렇게 쉽게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지금 주장하는 것 역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

신윤복님의 댓글

신윤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양상용 시인님, 감사합니다. 시인님의 생각은 항상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시도 참 좋고 마음도 참 좋으신 분 같아요.  의견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 깊이 새기겠습니다.

키팅님의 댓글

키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얼굴 책 친구 신윤복 님,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자주 이야기 나누어요. ^^
앞으로는 시 창작에 공부가 될만한 글을 선별해서 가끔 올려 볼 테니
자신의 시론을 세우는 데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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