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회원 시작품

방충망

페이지 정보

작성자 오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11-16 13:23 조회5,490회 댓글6건

본문

방충망

 

무엇이 두려워 울타리 쳤는지

풍경마저 디지털이다

늦여름 잔뜩 면회 온 날파리들

날도 긴데 같이 바둑 좀 두었다

 

흠흠 헛기침도 좀 하며

담소를 나누기 시작했지

이 방이 밝은 이유는 사실 말이야

태양이 밝히는 게 아니야

 

하루가 더 늦기 전에 그 날개를

펼쳐 도망가야 해 왜냐면 덫이거든

계몽에 나름 뿌듯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사무쳤던 건

내 입은 단내 나도록 닫혀있었기 때문이다

침 튀기며 떠들어대던 건 날파리들이었다

 

뉘엿거리는 하루 끝

웬 벌레 하나가 면회객을 자청하고 우리 맞이했네

축축한 철책에 손가락 잔뜩 매달아놓고 

거 늦었으니 그만 좀 가지

추천 0

댓글목록

허깅유님의 댓글

허깅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시와 동떨어져보이는 방충망이라는 사물을 가지고 잘 표현한 시인것 같습니다.
그림으로 보자면 민화와 같은 느낌입니다.

키팅님의 댓글

키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타님의 작품 "방충망"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1연에서의 재미있는 표현들 때문인지 읽는 내내 작품 전체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풍경마저 디지털이다"
"날도 긴데 같이 바둑 좀 두었다"
읽다보니 어느새 철창에 갇힌 신세가 되어 버렸네요. ^ ^
면회객으로 찾아 온 벌레와 이야기나 나누어 보려 했지만
침 튀기며 떠들어대던 건 날파리들
이제 한마디 해야 겠다.
"거 늦었으니 그만 좀 가지"
^ ^
표현이 너무 재미있어서 기억에 많이 남을 작품인 것 같습니다.

본 서재 내에 수록된 작품은 저작권이 성립되므로 표절 및 인용을 금지합니다.

단, 출처 및 작가 명 표기를 명확히 하는 조건으로 작품의 무단복제, 무단게시, 재배포, 전파하는 것을 인터넷 상의 비영리적 이용에 한하여 허용합니다.

 

양상용시인의 죽은시인의사회 PC버전 로그인
로그인 해주세요.

회원가입

쪽지

포인트

스크랩
양상용시인서재
동인들의서재
양상용시인의 죽은시인의사회 PC버전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