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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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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초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10-03 14:51 조회8,059회 댓글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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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을 수 있는 시

 

 

 

죄송합니다
남겨진 게 귀뿐이라
어미의 자궁을 흔드는 게 일이라
거만한 배를 따뜻하게 만드려면
까만 흔적을 가져야 했어요
어린 시절 그 때 있죠
연필로 내 일상을 쓰고 내 희망까지
운동장 가득 쓴 셀 수도 없는 구름덩이들을요
그리고 또한 눈을 뜨고 있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를요
눈으로 세상을 그리고 귀로 그 물음의 응답을
들어야 했지요 그래서 까만 크레용이 눈을 타고
흐른다는 거만한 여자의 등장이 무섭지 않은거죠?
흔적만 있다고 해서 울 수 없고 웃을 수도 없는 거죠
세상은 미운 것들만 있다고, 미운오리를 더 이상
미워하지 말라고 해요, 삼계탕을 보면서 왠지 눈물
나네요 감정은 이상한 곳에 뿌리를 내려 감각을
박살냅니다 나는 아무 곳에도 없습니다 공기 속에도
근데 흔적을 믿는 사람들이 있죠 겁이 없는 가슴이
있는 사람이죠 가슴에 그리고 비벼대고 흔적의
조짐과 향을 맡으며 산대요 아파질 때 구멍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을때요 뱀의 생존방식입니다
세상에 빛보다 그림자를 나타낸 여자가 있는데요
눈화장을 하고 울고 있데요 그대 가슴에도
하나 있데요 시간을 축축히 먹고 습기가 되버린
이상 거짓말은 더이상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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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화연님의 댓글

화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거꾸로 읽으니 더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라고 하더라도 그냥 읽으니 슬픈 시군요. 잘 읽었습니다.

초아님의 댓글

초아 이름으로 검색 댓글의 댓글 작성일

시간을 축축히 먹고 습기가 되버린
이상 거짓말은 더이상 못해요
그대 가슴에도 하나 있데요
눈화장을 하고 울고 있데요
세상에 빛보다 그림자를 나타낸 여자가 있는데요
뱀의 생존방식입니다
아파질 때 구멍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을때요
가슴에 그리고 비벼대고 흔적의 조짐과 향을 맡으며
산대요 겁이 없는 가슴이 있는 사람이죠
근데 흔적을 믿는 사람들이 있죠
나는 아무곳에도 없습니다 공기속에도
감정은 이상한 곳에 뿌리를 내려 감각을 박살냅니다
삼계탕을 보면서 왠지 눈물나네요
세상은 미운 것들만 있다고, 미운 오리를 더 이상
미워하지 말라고 해요.
흔적만 있다고 해서 울 수 없고 웃을 수도 없는거죠
그래서 까만 크레용이 눈을 타고 흐른다는 거만한
여자의 등장이 무섭지 않은거죠?
눈으로 세상을 그리고 귀로 그 물음의 응답을 들어야 했지요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를요
그리고 또한 눈을 뜨고 있는 게
운동장 가득 쓴 셀수도 없는 구름덩이들을요
연필로 내 일상을 쓰고 내 희망까지
어린시절 그 때 있죠
까만 흔적을 가져야 했어요
거만한 배를 따뜻하게 만드려면 어미의 자궁을 흔드는 게 일이라
남겨진 게 귀뿐이라 죄송합니다.



-거꾸로 다시

화연님의 댓글

화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행갈이를 하셨으면 오히려 더 시가 쉬워져서 이 시의 난해의 미학이 떨어질 우려가 컸네요. 초아씨께선 저보다 시(詩)력(?)이 더 좋으시군요. 잘 읽었습니다. 하지만 더 난해해지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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