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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동, 조선시대 사대부를 휩쓴 섹스 스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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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깅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1-08 20:39 조회5,669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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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참으로 다양한 소재로 시를 썼던 시간들이 있었다. 아래 시는 작년인가 어우동 영화가 만들어졌다고 해서 순간적으로 어우동을 소재로 한 편의 시를 몇 분 안에 썼던 기억이 난다. 내가 쓴 시 중에서 어조가 가장 강하며 인물을 객관화 하려고 노력한 시이다. 이젠 나도 나이가 많아 시가 써지지 않는다.

다시 시를 쓸 수 있을지..의문이 든다..

 

어우동, 조선시대 사대부를 휩쓴 섹스 스켄들 
 
에이 고얀년,
나를 떠나 다른 사내 품에 안기더니
그리 좋더냐? 
 
사대부의 명성을 더럽히고
옷고름을 뭇 사내에게 내어던지며
너의 그 도도한 콧날을 세워
사대부가의 자재들을 희롱하니
그리 좋더냐? 
 
승무원 지사의 딸로 태어나
명문가의 규수답게
안방에서 서방님을 기다리는 밤동안
수를 놓으며
그리 얌전히 살았으면 좋았을련만.. 
 
너의 아름다운 눈동자에 속고
유월의 뜨거워지기 시작하는
볕에 붉게 붉게 익어가는
향취를 가진 너의 앵두같은 입술에
놀아나고 
 
유혹의 저고리 고름 뒤에 숨은 
유두끝에 흐르는
검붉은 포도주에 취하고
배꼽 아래로 흐르는 우유빛 흰 속살에
놀아나버린 명문가의 청춘들,
순정을 뺏앗긴
사대부 남정네의 연정을
어쩌란 말이냐! 
 
에잇 고얀년,
효령대군의 손주로 태어나
왕실의 피를 이어받은 
명문가의 대를 잇는 나에게 
가마 타고시집 와서
부와 명예를 가지고도 성에 차지 않았더란 말이냐! 
 
나의 순정을 가져가버리고
밤마다 내 속살 간지럽히는
그 달큼한 맛으로도
어디 만족을 못 누리고 뭇 사내들을
희롱했단 말이더냐! 
 
밤이면 밤마다 기녀가 되어
그 작은 젖가슴 사이로
흐르는 농염한 기운을 쏟아붇고
무엇이 그리 만족하지 못하여
그 삶을 그리 부끄럽게 살았더란 말이냐?
짧고 속좁은 속저고리
스스럼없이 벗어던지고 무엇을 기다리며
교태를 부렸더란 말인가? 
 
너는 무엇을 갈망하여
끊임없이 네 자신을 버렸더란 말이냐? 
 
사대부의 그 좁은 안방이 싫었다면,
그리 말하였다면
나는 구중궁궐같은 대궐이라도 너를 위해
지어주며 
 
앞산에 뻐꾹이 울며
사계절동안 아름다운 색계,
눈앞에 펄쳐지는 금강산 중턱에
사방을 틔어 너의 
그 답답함을 단 칼에 끊어버릴
백 사람이 누울 수 있는 정자도
지어줄 수 있었으련마는 
 
도무지 내게 물어보지도 않고
너는 빗나간 네 영혼의 만족을 위해
시대를 거스르는 섹스 스켄들을 만들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구나! 
 
내 가슴에 선명하게 새겨지고
뭇 사대부의 팔둑에



이라는 이름을 남긴채 
 
조선시대 규방의 얌전한 아낙네로,
양반가의 마님으로 늙어 죽지 않고
꽃다운 이름을
남긴채
그리 사라졌구나! 
 
너의 이름은 역사에 길이 남은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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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허깅유님의 댓글

허깅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써놓고 혼자만 간직하기 보다 누군가가 읽어주면 좋겠어어 이 싸이트에 하나 하나 올려봅니다. 어쩜 내가 죽고 남겨진 시들이 작자 미상으로라도 회자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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