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밤 / 양상용 시인
본문
구원(救援)의 밤
양상용 / 시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밤하늘에
누군가 가느다란 바늘로 구멍을 내기 시작했다.
깜깜한 하늘에 구원(救援)의 불빛들이 새어 나온다.
난 그중 가장 큰 구멍을 바라본다.
그 구멍에는 토끼 한 마리가
예로부터 방아를 찧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한참을 들여다보았지만 내가 본 것은 눈동자,
그의 거대한 눈동자였다.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에는
방아를 찧고 있는 내 모습이 비친다.
나를 보며 그는 슬픔에 가득 차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산다는 것은, 행복(幸福)이라며.
산다는 것은, 행복(幸福)해야 하는 거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는 어둠으로 차단(遮斷)되어 있는 밤하늘에 무수한 구멍을 내어
조간신문(朝刊新聞)이 도착할 때쯤 나를 어둠으로부터 구원(救援)한다.
그리고는 그의 세계를 나에게 개방(開放)해 주었다.
하지만 난,
그의 세계에서 옛날부터 해왔던 것처럼
방아를 찧으며 생명(生命)의 고통(苦痛)을 괴로워한다.
오늘도 내게 밤은 찾아오고
오늘도 그는 깜깜한 밤하늘에 구멍을 낸다.
슬픔에 가득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아침을 만든다.
댓글목록
미소님의 댓글
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역시 시인님 이시군요 빠져들어 가보았습니다
양상용님의 댓글
양상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약속님의 댓글
약속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밤하늘의 그림이 글 속에서 더 생생히 느껴집니다.^^
양상용님의 댓글
양상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이보다 더 좋은 칭찬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허깅유님의 댓글
허깅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글을 읽으면 그 사람의 나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것 같습니다.
오랜 내공이 보이는 시입니다.
양상용님의 댓글
양상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ㅠ.ㅠ 젊은 시인입니다.
허깅유님의 내공도 대단하십니다.
허깅유님의 댓글
허깅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젊...은 시인이시군요! 오십대 내공있는 중년의 시인을 연상케하는 시입니다^^;;;
양상용님의 댓글
양상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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