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버려진 / 양상용 시인
본문
비 오는 날 버려진
양상용
아침부터 버려지는 비가
타닥 타닥, 타닥 타닥,
땅바닥에서 부서진다.
주인은 갈 길이 멀어 힘이 드는지
하루 종일 짐 버리듯 버려진다.
그동안에 정(情)도 잊은 채
버리는 이는 홀가분하겠다.
버려진 것은
세상 밖으로 버려질 때까지
초라하게 부서져야 한다.
아무도 아랑곳하지 않는 무관심으로 남겨진 뒷골목
버린 이를 버리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외로움을 모르는 이들은 알 수가 없다.
홀로 과거를 되새김질하며 보내는 동안에
원망(怨望)은 외롭기 전에 일이다.
오후 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
화려한 우산을 펴고 걸어가는 사람들 발밑으로
버려진 우산이 홀로
타닥 타닥, 타닥 타닥......
비에 젖어 간다.
댓글목록
바람울타리님의 댓글
바람울타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시 정말 좋아요.
양상용님의 댓글
양상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감사합니다.
가을님의 댓글
가을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버린 이를 버리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외로움을 모르는 이들은 알 수가 없다."
인상적입니다.
양상용님의 댓글
양상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버려진 것들과 외로운 이들을 다시한번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취지에서 쓴 시입니다.
허깅유님의 댓글
허깅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비라는 소재는 영원히 계속될 인간 감수성을 어루만지며 감상에 젖어들게 만듭니다.^^
양상용님의 댓글
양상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비가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적시네요. ^^
편지님의 댓글
편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비오는 날 한폭의 풍경이 그려지면서도 여운이 많이 남네요^^ 잘 보았습니다.
양상용님의 댓글
양상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감사합니다.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