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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헤는 밤 /시인 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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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죽은시인의사회 작성일16-09-21 18:14 조회4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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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헤는 밤』은 1948년 정음사에서 간행된 윤동주 시인의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마지막에 수록된 작품입니다. 가을밤을 배경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어머님에게 보내는 편지글 형식으로 표현한 시입니다.

 

별 헤는 밤

 

                              윤동주 / 시인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오,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오,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게외다.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중에서, 1941년 1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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