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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충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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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11-16 13:23 조회11,767회 댓글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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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충망

 

무엇이 두려워 울타리 쳤는지

풍경마저 디지털이다

늦여름 잔뜩 면회 온 날파리들

날도 긴데 같이 바둑 좀 두었다

 

흠흠 헛기침도 좀 하며

담소를 나누기 시작했지

이 방이 밝은 이유는 사실 말이야

태양이 밝히는 게 아니야

 

하루가 더 늦기 전에 그 날개를

펼쳐 도망가야 해 왜냐면 덫이거든

계몽에 나름 뿌듯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사무쳤던 건

내 입은 단내 나도록 닫혀있었기 때문이다

침 튀기며 떠들어대던 건 날파리들이었다

 

뉘엿거리는 하루 끝

웬 벌레 하나가 면회객을 자청하고 우리 맞이했네

축축한 철책에 손가락 잔뜩 매달아놓고 

거 늦었으니 그만 좀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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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허깅유님의 댓글

허깅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시와 동떨어져보이는 방충망이라는 사물을 가지고 잘 표현한 시인것 같습니다.
그림으로 보자면 민화와 같은 느낌입니다.

키팅님의 댓글

키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타님의 작품 "방충망"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1연에서의 재미있는 표현들 때문인지 읽는 내내 작품 전체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풍경마저 디지털이다"
"날도 긴데 같이 바둑 좀 두었다"
읽다보니 어느새 철창에 갇힌 신세가 되어 버렸네요. ^ ^
면회객으로 찾아 온 벌레와 이야기나 나누어 보려 했지만
침 튀기며 떠들어대던 건 날파리들
이제 한마디 해야 겠다.
"거 늦었으니 그만 좀 가지"
^ ^
표현이 너무 재미있어서 기억에 많이 남을 작품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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