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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painki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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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깅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5-06 04:31 조회3,985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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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painkiller) 
 
남겨진 사랑은
그저 흐르는 세월 속에 떠나 보낸게 아니다 
 
가슴 속에 고이고이 묻어두고
때에 따라 시간이라는 진통제를 맞으며
고통을 잊고자 어두운 과거를
얇은 막으로 덮어두었을 뿐이다. 
 
때때로 부딪치는 사람사이의 관계는
진통제가 남긴 부작용 
 
아직 가야할 내 길에서 울적함을 달랠
새로운 진통제를 찾아야겠다. 
 
오늘 한 움쿰의 고독을 술잔에 담고
한 알의 진통제를 넣어서 마셔보자. 
 
내일 다가올 태양에게  잘 살고 있다고
네가 나의 시간을 채우는 근원이라고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겠다. 
 
태양은 변함없이 내일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질것이다. 
 

*** 병원에서 시간을 죽이려고 시도 쓰고 소설도 써보았다. 이 시는 내가 진통제를 먹고 있는 것을 알았고 진통제를 안먹고 휴지통에 버리면서 '진통제'라는 소제로 순간 번쩍이는 영감으로 써본 시이다. 사실 성의 없이 쓴시인데, 다음날 읽어보니 좋았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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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제제님의 댓글

제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주세요~
고독이 담긴 술과 진통제를 저도 주세요~
시간이란놈은 참 얄밉기도하죠 그럴땐 이런 진통제 처방이 필요하죠
전화위복인가요?
힘든 병원생활에서 이렇게 멎진 시를 얻으셨으니
축하드립니다 ㅎㅎ

키팅님의 댓글

키팅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완치되지 못한 상처는 묻어두고 잊고 지내다보면 아무렇지 않은 것 같다가도 때때로 다시 고통을 안겨 주지요.
고통을 잊으려고 진통제를 맞아 보지만 그것도 잠시뿐 상처가 아물 때까지 버티기 위한 보조 수단일 뿐일거에요. 그래도 깡으로 버티려 하지 말고 진통제의 도움을 받아서 버티다 보면 어느새 고통을 주었던 상처도 말끔히 아물어 있을 겁니다.

허깅유 님 퇴원은 하신 걸로 알고 있는 데 여전히 통원치료는 받고 계신가요?
후유증 없이 말끔히 완치되시기를 바랍니다.
몸도 마음도 모두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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